인도네시아 여성의 복장에 대한 정부와 사회의 통제

사무국
2022-06-07

인도네시아 현지로부터 온 반가운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두런두런의 "2022 인도네시아 여성역량강화 지원" 사업을 위해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루씨의 소식인데요. 루씨가 인도네시아에서 발간된 "팬데믹 기간의 여성 에세이 모음"이라는 책의 한 파트를 맡아 글을 썼다고 합니다. 일 주일에 한 번씩 진행되는 현지사무국 회의 시간에 루씨를 통해 그 내용은 전해 들었는데요, 인도네시아 여성들의 의복 착용과 몸을 통제하려는 종교와 가부장제의 억압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는 귀한 이야기였고 현지 활동가로부터 듣게 되는 생생한 사례들이 흥미로웠습니다. 또한 인도네시아 여성들의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 한 자 한 자 써 내려갔을 루씨의 고민들이 느껴졌습니다. 우리가 함께 풀어가야 할, 모두의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인도네시아 여성의 복장에 대한 정부와 사회의 통제





헨리 루씨아(Henny Lusia 두런두런 인도네시아 활동가)


안녕하세요. 인도네시아 현지 활동가 루씨입니다.

최근 “팬데믹 기간의 여성 에세이 모음”이라는 책이 출판되었습니다. 인도네시아 여성 이슈에 관심 있는 의사, 활동가, 작가, 연구원, 강사, 대학생, 대학원생, 공무원, 예술가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지고 있는 23명의 인도네시아 여성들이 참여해서 만들어진 책인데요. 저도 이 책에 짧은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 글에서 대해서 살짝 소개를 해 드릴게요. ^^

제 글의 제목은 “여성의 복장에 대한 정부와 사회의 통제”입니다. 2021년, 여러 지역의 공립학교가 모든 여학생들은 이슬람식 교복을 입어야 한다는 규정을 만들자 이에 항의하는 의견들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저는 특히 여성의 복장에 대해 "정부가 규제한다"는 점에서 관심이 갔어요. 그래서 저는 이 주제에 가려진 이면과 이것이 소녀들과 여성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고 싶었습니다.

저의 글은 소셜 미디어에서 여성들이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하고 차별을 받는 인도네시아의 사례로 부터 시작되었어요. 그리고 빠당(Padang)이라는 지역에 있는 한 공립학교의 여학생 교복 규정을 예로 들기도 했고 또 다른 지역의 차별적 교복 규정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습니다.

이러한 여성의 복장에 대한 사회적 통제는 가부장제 시스템으로부터 기인합니다. 여성 활동가인 씨티 무스다 물리아(Siti Musdah Mulia) 교수는 많은 종교적 관행이 문화로 이어진다고 말했습니다. 씨티 교수는 코란에 히잡 사용에 대한 내용이 있지만, 그 내용이 모든 사람들이 의무적으로 히잡을 착용해야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학교에서 히잡 착용을 규제해야 할 만큼 할 중요한 사안이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빠당(Padang) 지역의 여학생 히잡 착용 규정이 언론과 소셜 미디어에서 논란이 된 이후 교육부·내무부·종교부, 세 개 부처는 학생과 교직원은 종교와 상관없이 의복을 선택 할 권리가 있다는 공동 법령(SKB)에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세 개 부처의 공동 법령 (SKB) 은 2021년 5월 7일 대법원에 의해 취소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지역의 장과 지역의 법을 만드는 도의원들이 지역사회의 조건과 요구, 특수성에 따라 지역 규제를 만들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는 상위 법령(2014년 법률 10, 11, 12)을 공동 법령이 위반한다고 판명되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공동 법령(SKB)은 시행되지 못했습니다.

여성의 옷차림에 대한 정부의 통제는 여성의 권리, 특히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입니다. 저는 공립학교는 인종과 종교가 다른 배경을 가진 학생들을 위한 곳이기 때문에, 공립학교가 특정 종교의 의복을 여학생의 교복으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소녀들과 여성들은 자신들이 선택한 옷차림 때문에 괴롭힘을 당해서도 안 되고 자신이 입고 싶은 옷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성들은 정부의 규제와 사회적 억압에 의해 통제되지 않고 자신의 몸에 대해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본 사업은 여성가족부의 지원을 받아 한국 두런두런과 인도네시아 여성역량강화 및 아동보호부(Ministry of Women’s Empowerment and Child Protection)가 협력하고 있는 ODA사업입니다.

*해당 에세이는 헨리 루씨아(두런두런 현지 직원)가 작성하였고, 두런두런 서울 사무국에서 번역 및 각색 하였습니다.